`한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무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에도 이 말은 통하는 것 같다.

한국시장에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총아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방문자 수 기준)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아직 조직도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상태다.

온라인 리서치업체 매트릭스에 따르면 올 1월 첫째주 구글을 방문한 주간 방문자 수는 428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방문자 수 2000만명을 넘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업계 `빅3`와 비교하면 5분의 1~6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그나마 지난해 10월 첫째주 234만여 명과 비교해 주간 방문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며 포털업계 내에서 처음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위안거리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R&D센터 설립 방침을 밝히고 다음과 검색광고 계약을 체결하며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글로벌 시장에서 야후를 제치고 포털 방문자 수 2위를 기록하고, 블로그 검색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해외서 승승장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자들은 보통 2~3가지 검색엔진을 함께 이용한다며 구글의 최근 시장점유율 상승은 2차 검색엔진 시장에서 입지 강화로는 이어지겠지만 대형 포털에는 별 위협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구글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현지화에 애를 먹고 있다며 이는 `구글` 브랜드에 어색함을 느끼고 국내 검색엔진에 만족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쉽게 구글로 검색엔진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구글은 인력 확충과 조직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3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구글은 국내 지사장을 뽑기 위해 지금까지 관련 인력 100여 명을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사장직은 여전히 공석이다.

이와 함께 연구인력 확보도 난항을 보이며 시장 공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훈 한누리증권 선임연구원은 문화적 배경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검색 분야에서 구글이 국내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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